Review/책 리뷰

보바리 부인을 읽고,

고고와 디디 2018. 2. 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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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 바빴던 날~ 책 동호회랑 영어 동호회가 연달아 있어서 전날부터 준비를 착착착~

요즘 내가 홀릭한 두 스터디~

3월되고 좀 따닷해지면 미술전시회 동호회랑 영어스피치 동호회를 추가로 참여할 예정~

2017년에는 너무 동굴 속에서 살아서 갑갑했는데

2018년은 이제 제약도 풀렸으니 신나게 사람들 만나고 다녀야지~

 

 

이번 책 동호회에서 토론했던 '보바리 부인'인데 여지껏 1년동안 읽었던 소설 중에 단연코

단 몇줄로 요약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이야기. 그래서 500페이지 가령 되는 소설임에도

쉽게 읽었고 단 1독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요렇게 할 수 있다.

 

마음의 중심이 없고 정체성을 미처 만들지 못한 한 사람이 남자(육욕), 물질(물욕) 앞에서

얼마나 속절없이 무너지는가..

 

소설 작법을 배우고 나서부터는 책을 읽을 땐 항상 작가가 뭘 말하고 싶어하는 가를 우선 파악하고 통독으

로 전체적인 뼈대를 추려낸다.

이 책은 그 뼈대가 너무 명확해서 너무 길어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두 남자와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

위주로 읽고 마지막 그녀의 선택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 읽으면 이해가 쉽다고 말했다.

역으로 말하자면 작가는 꽤 영리하고 대담한 편이었다. 이렇듯 단순한 구조 안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엿보였다고나 할까.

 

순간,  내용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보다는 셀링포인트를 요렇게 잡으면 잘 팔리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했다.

 

지금 끊임없이 갈증이 나는데 뭐때문에 이런지 잘 모른다면,

이상한 남자에게 꽂혀 비이성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자 도가 튀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보바리 부인의 일대기는 그대에게 위안을 줄 거라고 공감을 줄거라고

그리고 쬐끔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알게 될 거라고

하지만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려는 노력을 책을

덮는 순간부터라도 하지 않는다면

내일 그대는 다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고....

 

부끄럽게도, 위 세가지 사항에 해당되던 사람이 나였다.

왜 이렇게 단순한 삶을 그렇게 복잡하게 살아왔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나는,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살고자 끊임없이 연출해왔던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래서 하루하루를 격정적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과거에는 하루하루 고민을 달고 살아왔지만 그래도 얻은 건 있었다.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터라 금방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게 되었고

그들의 원하는 걸 들어주고 싶어지다보니 그들이 원하는 걸 주고,

그들이 웃으면 나도 행복해졌다.

 

지독하게도 집착을 갈구했던 어린 소녀는,

이제 순간순간 즐거운 일 건수가 생기면 에너지를 쏟아붓는

정열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참 다행이지. 암.

안 바꼈으면 여전히 나는 집착에 허덕이며 살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