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섭과 해원은 비슷한 면이 꽤 많아요. 말을 아끼는 편이죠. 궁금한 게 있어도 이야기할 때가 기다려주죠. 상대방이 말하길 원할 때까지요. 해원은 과거 엄마가 아빠를 고의로 차로 쳐서 죽게 만든 사건으로 7년간 복역한 전후 사정에 대해 묻지를 않아요. 복역 중에 왜 한번도 해원의 면회를 원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해원이 보낸 편지에 왜 답을 안하는 지 묻지를 않아요. 꾹꾹 마음 속에 눌러 담은 질문들을 참아내다 이번에 느닷없이 고향에 내려온 엄마를 보고 폭발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돌려 말하죠. 나 지금 엄마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았잖아 내가 뭐 엄마한테 물어본 적 있어? 엄마가 지금 누구와 사는지 혼자 사는지 왜 나랑은 안사는지 왜 우리는 가족이라면서 왜 1년에 두번밖에 안보는지 안묻잖아 왜 내 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