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도망치듯 북현리로 내려간 해원의 모습이 보이네요. 아직은 부조리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지친 마음이 치유되지 않았어요.
이런 그녀에게는 고향 친구 은섭이 있었어요.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그는 서점에서 독서회를 열곤 했어요. 이날은 새해 첫날 독서회, 해원도 얼떨결에 참여 하게 됩니다.
새해 첫 독서회의 주제는 겨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첫 독서회에서 들은 정호승 시인의 술 한잔은 해원의 고달픈 서울살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정호승, 술한잔-
은섭의 책방에서 이루어지던 독서회에서의 풍경은 보는 것으로도 위안받는 느낌이었어요. 말없이 귤을 구워주는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에게 파스를 건네는 아이. 서로에게 정겹게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목혜원의 눈으로 보여주는 정경은 정말이지 TV 너머의 저에게도 따스함을 전달했습니다.
목혜원을 보고 나면 꾹꾹 눌러버린 슬픔이 도대체 뭔가 궁금해집니다. 그 중 하나는 학창 시절 절친이였던 김보영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남의 아픈 가정사를 가장 친한 친구가 떠벌리고 다닌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목혜원이 이 세상에 대해 기대를 더 이상 갖지 않게 되는 게 이해가 잘 됩니다.
오해라는 이유로 잘못을 무마시키려는 김보영의 태도에 목혜원은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하죠.
난 그 말이 정말 싫어 오해라는 말,
뭐가 오해야!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실수했다 미안하다 그러면 되지. 난 그건 변명이라고 생각해.
자기는 잘못했다는 게 없다라는 뜻이잖아.
난 잘못한 게 없고 네가 잘못 이해했다는 뜻.
너의 의사소통에 센스가 없어서 내 행동을 잘못 오해했다는 뜻.
아주 끝까지 남의 탓만 하고 싶은 어처구니없는 변명이지.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중 목해원 대사 인용
그외) 원작은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지금 은섭이의 책방일지도 함께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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