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는 호러 코믹 장르에서 머물지 않는다. 이 장르에다 휴머니즘을 깊게 깔아 놓는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강화의 친구 근상(오의식)은 과거에 다친 아내 현정(신동미)의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가 현재에 위로해 준다. 또 현정은 죽은 친한 동생 유리에게 SNS에 메시지를 계속 남겨놓기도 한다. 이들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는 사랑하는 아이에게서 귀신을 보는 능력을 지워주려고 49일 동안 고군분투한 차유리(김태희)의 투쟁기를 그려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이를 잃은 엄마의 마음과 유령으로서 아이 곁을 맴돌 수밖에 없는 차유리를 겹쳐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누군가를 잃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에 대해 심도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차유리의 아이 서우(서우진)는 귀신을 본다. 서우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는 자신이 죽은 줄 모르고 돌아다니던 혁진(박재준)이 있다. 차유리는 그 애를 따라다니느라 이상한 아이 취급받는 서우의 상황에 화가 난다. 아이 귀신인 혁진을 어린이집에서 내보려고 부적도 쓰지만 효력이 없다.
혁진을 곱게 하늘로 보내주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엄마, 아빠가 일을 마치고 그들을 집에 데려다주려 오는 순간에 예민하다. 하나둘씩 엄마랑 어린이집에서 나가 집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초조해지는 것이다. 혁진은 계속해서 엄마가 안 와서 불안한 상태이다. 혁진이 원하는 것은 엄마가 그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오는 것이다.
차유리는 혁진의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그가 원하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아이를 잊지 못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혁진의 엄마의 고통도 읽어낸다. 차유리는 혁진과 그의 엄마를 위해 귀여운 계획을 세운다. 게시판에 붙어 있던 아이 가족 사진을 돌려준다면서 혁진의 엄마를 어린이집에 불러들인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터폰으로 벨을 누르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아이는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아이를 안쓰러워하던 서우는 아이의 엄마에게 혁진의 장난감을 건네준다. 귀신을 보던 서우를 싫어하던 아이의 엄마는 그제서야 죽은 아이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아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받는 것이다.
4화까지 진행된 지금,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감성 포인트를 잘 짚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서유리가 인간이 된 사실을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행복해할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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