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셰프의 이야기라...처음 '야식남녀'를 보게 되었을 땐 기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에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남자가 유방암 걸렸다는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을 때와 마찬가지였죠.
익숙하지 않은 소재, 좀 편하게 다가가기에는 불편한 소재로 드라마 초반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상디자이너가 피디에게 5성급 호텔 셰프를 마다하고
왜 굳이 게이 셰프를 방송 프로그램에 내세우는지 묻자 피디는 이렇게 대답하죠.
사람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게이가 진행자라면 남자만의 이야기에 국한되지도
여자만의 편을 드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보는 특별한 시선으로
사람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디자이너는 이것도 편견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제 옷에 편견을 입히고 싶지 않아요.' 말 한마디로 거절하죠.
비록 게이셰프가 아니라 아버지 수술비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음식점을 지켜내기 위해
게이로 위장하고 셰프로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진성(정일우)은 디자이너의 같은 이야기를 그것도 편견이라고 말하면서 설득합니다.
왜죠? 게이가 어때서..저한테 게이라는 건 부끄러운 말이 아니에요.
물론 실장님이 그런 편견을 갖고 있더라면 어쩔 수 없지만
누구든 어떤 이유에서든 조롱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진성의 발언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이전 씬에 진성과 게이인 동생의 대화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언제 자신이 특별한 걸 느꼈다는 걸 묻는 형에게
동생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근데 그게 남들과 다른 것 뿐이었다고 말이죠.
극 중 피디가 진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자신이 단골로 가던 심야식당의 셰프이기 때문이죠.
그녀가 단골로 가게 된 이유도 그녀의 자존감을 밑바닥을 쳤을 때
그녀에게 제공한 음식이 술이 아니라 집밥이었다는 게 그 이유죠.
그는 그녀의 지친 마음을 읽어낸 거죠.
<야식남녀>는 카운셀링과 음식을 결합한 드라마에요.
둘 다 공들여서 편집한 흔적이 보입니다.
가령 이런 것이지요. 남자의 바람 때문에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여자가
그와 함께 먹던 좋아하던 곱창을 보기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진성이가 내놓은 해결책은 다음과 같아요. 그녀가 싫어하는 곱창요리를 내놓은 겁니다.
그 음식을 보기조차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진성은 말합니다.
벗어나고 싶다면서요?
기억해내봐요.
그 사람이 아니라 당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심리상담과 해결책들이 허술하게 그려지지 않아요.
당장 현실에서 일어나는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도록 적용할 수도 있는 방안들입니다.
노련한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작가가 누군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야식남녀>는 웹툰이 원작이더군요. 인기 웹툰이었다고 하네요.
보면서 가슴을 울리는 대사를 쏙쏙 뽑아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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