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리뷰

[리뷰] 펭수의 시대, 트렌드를 읽으려면 펭수에 주목하기

고고와 디디 2020. 3. 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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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트렌드에 관심을 갖게 된 요즈음 더 많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의견을 전해듣는 데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왜 '90년생이 온다'이라는 책이 이슈화가 되는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나올 수 있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20-30대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펭수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신간 '펭수의 시대'에서는 펭수를 읽으면 이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를 알 수 있다고 나를 꼬드긴다.

이 책은 이미 유투브 '자이언트 펭TV'에 공개되었던 펭수의 활약이 담긴 에피소드를 하나도 빠짐없이 시청한 나같은 광팬에게는 왜 팬이 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답을, 아직 펭수에 입문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인형 탈을 쓴 펭수 따위가 아닌 펭수가 가진 매력과 20-30대가 원하는 니즈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왜 펭수는 신드롬이 되었는가?에 답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1. 펭수는 20-30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거침없이 사회와 기성세대에 바른말을 하고 있다.

펭수는 10살이다. 펭수가 2030대가 느껴야 할 불합리한 점을 지적해 말해도 사람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는 사회의 통념을 잘 이용한다.

2. 펭수는 자신을 낮추지도, 겸손하지도 않다. 오히려 뻔뻔할 정도로 자기 능력에 대해 과신한다. (힙합하는 래퍼가 떠오른다.)

힙합하는 래퍼는 자신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걸로 유명하다. 남들의 뭐라고 하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한다.

3.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쏟아내는 사이다 캐릭터이다.

그동안 캐릭터들은 단답의 메세지 정도만을 전달할 뿐이였다면 펭수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말한다. 그것도 눈치보지않고 말이다.

4. 초등학생이 타깃이었지만 2030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에 발빠르게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2030대까지 대상을 넓힌 제작진들의 노력 때문이다.

5. 꼰대 논쟁을 건드리면서 2030대의 기성 세대에 대한 불만을 펭수가 대신 표현해주었다. 더 나아가 꼰대 탈출 이슈까지 불러내며 4050대에도 어필했다.

책을 읽으며 놀랐던 점은 단순히 펭수가 좋다는 것 감정 이면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월차를 내며 휴일에는 카톡하지 말라며 "휴일에 연락하면 지옥 갑니다.", "일도 쉬어 가면서 해야죠." 말하는 펭수의 사이다 발언 때문에 현실 직장에서는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속으로 삭힐 수 밖에 없는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느낌이다. '말을 안하지만 나도 불합리한 거 다 알고 있거든~'와 같은 것 말이다. 휴가 때도 시도때도 없이 스마트폰이 울릴 때면 이게 휴가인가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닌듯, 이러한 세태를 소통과 연결을 빙자한 사생활 간섭으로 인한 폐해와 연결하여 짚어준다.

직장 내 세대 갈등과 꼰대 논쟁이 만연하는 이때 세대가 다르니깐 어쩔 수 없다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지 말자. 펭수를 통해 불거져나온 갈등 이슈들을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자.

펭수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요즈음 인기이다. 차마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직접적으로 말하기 힘든 속내를 표현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을 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하면 해결할 위와 같은 '귀여운'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 대신 사소한 것이라도 찜찜한 게 있으면 일단 문제삼자. 그러다보면 '단절된 관계도 연결되고 갈등이 생기며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오는'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