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옆 창문이 근사한 카페 안에서 천장을 보고 있어요. 천장에 뭐가 있나보다 보니 나무 그림자가 흔들흔들거리며 보여요.
드라마 <반의 반>은 이런 식입니다. 설명해주기보다는 일단 보여줘요. 그리고 서서히 그의 행동이나 말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지수는 하원이가 짝사랑 하는 사람이에요. 지금도 진행형이기도 하고요. 어릴 적 하원이 힘든 일을 겪을 때 곁에서 힘이 되어주던 여자. 힘들 때 하원에게 어깨를 축 늘어뜨린 그에게 지수는 지금처럼 그의 고개를 올려 천장을 보게 했죠. 그때도 저렇게 흔들거리던 나무 그림자 투성이가 보여졌어요.
이런 연출을 통해 지수가 현재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넌지시 알려줍니다. 연출이 꽤 세련되었다.
10년 넘게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 하원의 이야기. 좀 진부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드라마 <반의 반>은 이 감정을 집요하게 따라갈 작정인 듯 싶어요. 하원은 자신의 짝사랑에 대해 ’소중해서 가능한, 삶의 중심‘인 사람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하죠. 그래도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단지 사랑에만 주제를 국한시키지 않으리라는 작가는 힌트 덕분입니다.
드라마 <반의 반>에는 이러한 지원과 하원의 사랑 이야기를 옆에서 직접 보고 사정도 모르면서 그들의 재회를 도와 주려는 또 다른 여자 서우가 등장해요.
그녀가 하원의 짝사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너무 나같애. 없는데 있다고 믿는거..‘라고 말하는 서우에게는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요?
그녀에게는 짝사랑은 아니였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없는 데 여전히 있다고 믿고‘ 싶어합니다.
1,2화는 이렇듯 서우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하원과 지수의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점차 서우의 결핍 역시 농도 깊게 드라마에 그려질 것 같아요. 서로의 결핍을 어떻게 메꿔나가는 가가 기대됩니다.
서우는 평범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남들보다 좀 더 삶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죠. 세심하기도 하고요. 현재 서우는 남들에게서 ’있어줘‘ 라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해요. 하숙집에서 계속 있어달라는 말을 듣고 싶고, 일하는 스튜디오에서도 계속 ’있어줘‘라는 말을 듣고 싶어해요.
남들보다 섬세한 성격에 그 여린 마음을 언어로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서우이지요.
언제부터인가 서우가 말을 할 때면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들어보려해요. 항상 어록이 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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