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를 향한 하원의 짝사랑, 그리고 그들 인생에 끼어들면서 지수와 하원에 대해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된 서우,
그들이 드라마 <반의 반>의 주인공들입니다.
1,2화에서 지수가 노르웨이로 떠난 후, 하원(정해인)은 사고로 그녀를 잃게 되었어요.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원은 서우(채수빈)를 계속 만나게 됩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인 하원은 서우를 통해 지수의 목소리를 녹음했지요. 이게 치매 등 도움이 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만든 디바이스용이었지만..
한번이라도 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마지막으로 함께 대화를 나눈 서우에게도 물어볼 게 많았고요.
이야기는 이 디바이스가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할 때 흥미진진해집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데이터화해서 그 사람의 목소리를 입히는 프로젝트입니다.
기계가 이러한 놀라운 능력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기계가 반응하는 반응점을 찾아야 합니다. 하원의 디바이스는 서우 덕분에 반응점을 찾았죠.
이제 하원의 목소리를 넘어서서 그의 이야기가 녹여 들어간 터라 사람과 같이 실감나게 대화가 되었었죠.
이번에는 김지수 디바이스가 생명력을 부여받았네요.
하원과 서우의 공통점은 김지수를 그리워한다는 점이에요. 하원이 서우에게 김지수 디바이스를 빌려주고 나서부터 서우는 틈만 나면 김지수D와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혼자 이야기하는 것이지만요. 그리고 대화 끝에는 하원에 대한 감정도 들어가 있죠.
나 이사람 보고 있는 게 참 좋아요.
지수씨가 있던 곳에 있고
지수씨가 듣던 것을 듣고
느끼고 싶던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이 사람을 이렇게 보고 있는 게 참 좋아요.
지수씨를 궁금해하는 모습에 빠졌어요. 이게 뭔지.
지수D : 짝사랑이네.
지수D와 이야기를 나누던 이 장면은 하원이 반응점을 물어보는 장면과 맞물려 확대됩니다. 앵무새처럼 말하는 기계에서 사람처럼 말을 하게 그 계기가 하원은 궁금해요.
하지만 반응점을 말할 수 없는 서우는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요. 하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설정들이 너무 재밌습니다.
하원은 반응점이 자신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원D의 반응점은 지수였어요. 하원도 지수가 자신 때문에 움직였으면 해요.
사랑했던 사람 역시 자신을 아낀다는 마음을 재확인하고 싶어하는 거죠. 지수에 대한 짝사랑을 여실없이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인공지능으로 사람의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들을 보여주는 이런 연출 방식은 정말 세련되었다고 생각해요. 이야기 전개는 느리고 내용도 쉽지 않지만 이렇듯 멋진 연출 때문에 드라마 <반의 반>을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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