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제목만 보면 솔직히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초반에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되살리기 위해 1년 전으로 리셋하는 장면이 나오니 뻔한 이야기겠구나 싶었습니다.
잠깐 쉬었다 볼까 하다 집중적으로 보게 된 계기는 1년 전 리셋한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가기 시작하면서 생존게임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이라는 게 참,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들이 왜 죽어나가는지.
반복되는 플롯은 지겹죠. 지겨울 때쯤 또 한번 새로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1년전으로 함께 리셋한 사람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요. 이렇게 연결고리를 만들어버리면 몇개의 단독 스토리들이 생명력을 갖고 쭉쭉 뻗어나가기 마련이지.
가벼운 내용을 다룰 줄 알았던 이 드라마는 이제부터 복잡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추리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사실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라는 이 귀여운 플롯은 kbs 라디오 드라마 '임사체험'에서도 이미 봤었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모아 죄를 다시한번 가려내어 저승에 보낼지 현생으로 돌려보낼지 재판하는 이야기인데요. 죽은 세 사람 모두 처음에는 기억을 잃었으나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 그리고 누구를 죽였는지를 기억해내면서 서로 무관해보이는 그들의 죽기 직전 연결고리를 드러냅니다. 가령, 강도로부터 도망나오던 여자를 차로 쳐서 죽였던 과거 같은 거죠.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서도 웹툰 작가인 신가현(남지현)이 자신을 차로 친 뺑소니범 서연수(이시아)가 같이 리셋한 여자였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나머지 인물들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습니다.
막바지까지 왔어요. 어마어마한 반전이 숨어 있어요. 열혈 형사 지형주(이준혁)를 둘러싼 반전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정말 인생이란 한치 앞을 모르는 구나,, 정말 오랫동안 생각나더라고요. 가볍게 시작한 드라마였는데요. 이런 촘촘한 플롯과 진중한 주제의식을 가진 드라마는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원작 이누이 구르미의 2004년 추리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더라고요. 원작도 워낙 인기 많은 작품이었고 이래저래 원작 만큼 잘 만든 작품 중에 하나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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