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이 막힌 것 같아 숨이 막히고 더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는 정말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점점 이 길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것말고는 할 게 없다는 절망감에 막막했던 적이 있다. 뭘 하고 먹고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신없고 모든 게 절망스러웠다. 횡단보도만 보면 뛰어들고 싶은 충동도 가까스로 참아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것 같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7화에서도 갑작스럽게 병으로 인해 그토록 좋아하던 경찰직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남자와 남편의 외도로 남편이 준 간에도 치욕스러운 감정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죽고 싶은 여자가 나온다.
그들을 괴롭히는 건 이젠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인데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공감이 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있을까? 경찰인 남자 환자인 경우에는 육사였지만 건강이상으로 의사로 진로를 전환한 안치홍 선생이 그에게 자신의 아픔을 공유하면서였다. 자신 역시 갑작스런 병으로 더이상 육사로서 살아갈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절망감을 넘어서 다른 직업을 또 얻었다고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위로한다.
남편의 외도로 힘든 여자 환자에게는 이익준 선생이 자신의 이혼의 원인이 아내의 외도였다는 것을 용기내 환자에게 토로하면서부터였다. 아픈 기억만 재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 한마디로 여자 환자는 힘을 내기 시작한다.
나 역시 길을 잃은 상태에 다른 진로를 제안한 부모님 덕분에 TESOL 등록하고 나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편집자에서 영어 강사로 진로를 바꾼 것이다. 영어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칼럼리스트로도 기회를 얻었다. 내 머리로는 절대 생각해낼 수 없던 생각의 전환인데 그때 그 한마디가 참 도움이 되었다.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누군가가 상담을 요청해올 때면 참 조심스럽다. 우선 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과거에 비슷한 비중을 느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라 필요한 조언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북돋워준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형태 때문에 살아나고 버텨내고 그런 것 같다.
응답하라는 시리즈로 인기를 얻었던 제작진들은 이번에는 의사들의 일과 삶을 그려내고 있다. 시즌 1는 12화로 얼마 안남았다. 희망적인 것은 시리즈2,3..로 뻗어간다는 소식 덕분이다. 사람나는 이야기로 12%의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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