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한 장면ⓒ tvN
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품고 있는 장르가 여러 가지라는 데 있다. 지난 4, 5일 방송된 5, 6화에서는 육동식(윤시윤 분)의 원래 성정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올바르고 성실한 심성을 지닌 인물. 앞선 방송분에서는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해 빠른 전개를 선보였다면 지금은 조금 느리지만 감동적인 육동식만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동생이 어느 무리에게 괴롭힘 당하는 것을 알게 된 육동식이 선택한 방식은 군말없이 그들에게 맞아 주는 것이었다. 더 이상 동생을 괴롭히지 않도록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이게 육동식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신이 여전히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하는 육동식은 자신이 참아주는 것이라고 포장한다. 동생을 괴롭히는 무리들은 나쁘지만 범죄자가 아니고 아직은 자라고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는 앞서 회사 내 한 사람을 음해하는 상사의 갑질에 대응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다소 전개가 느려진 탓일까. 드라마는 이제는 한물간 깡패(?)인 장칠성(허성태 분)의 무조건적인 충성에 장면을 일부 할애한다. 장칠성은 앞서 육동식이 갑질 상사가 보낸 깡패 무리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정의로운 킬러라고 생각한다. 강강약약인 그의 일 처리 방식을 보며 장칠성은 육동식이야말로 자신의 롤모델임을 감지한다.
▲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한 장면ⓒ tvN
육동식이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는 남자와 관련해서 목격자를 처리하려고 간 사이에 충실한 하인처럼 그의 뒤를 따르는 장칠성이 의도치 않게 그의 계획을 방해할 때는 웃음이 난다. 심각했다가도 코믹할 수 있는 것은 장칠성의 활약 덕분이다.
쉴새없이 달라지는 장르 배치 덕분에 한번 보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6회 마지막 장면에 진짜 싸이코패스인 서인우의 연쇄살인범의 살벌함을 보여주면서 다음 회, 장르는 또다시 스릴러임을 암시한다.
서인우의 아버지가 서인우가 연쇄 살인을 하고 다니는 것을 안다는 점을 그에게 말하면서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런 아버지를 향해 뒤에서 총을 겨냥한 서인우는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6회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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