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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리뷰142

숨은 1cm라도 찾자 <위험한 비너스> 토론 후기 를 읽고 나서 처음 느낀 단상은 이 작가 참 노련하구나~라는 거였습니다. 드라마로 치면 장편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 안에 궁금할 만한 포인트를 찍어 떡밥을 던져놓는 솜씨는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쿠로와 처제(?) 가에다와의 위태로운 썸타기(결국 가에다는 형사였죠.)부터 하쿠로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비밀 뒤에 숨겨진 의외의 범인, 하쿠로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의학가 명문가들의 이기적인 행태까지 계속해서 페이지를 들쳐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힘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책이 마무리될 쯤 놀랍게도 작가는 거창하게 뿌려둔 떡밥들을 한순간에 허망하게 만듭니다. '관서의 망'이라는 그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작법으로 '과학적 사실'을 '문.. 2017. 9. 5.
내 외로움을 나타내는 법_ 이디스 워튼의<순수의 시대>를 읽고, 이디스 워튼의 를 1독한 첫느낌으로는 이건 '사랑이야기'이구나~그것도 어떻게 세련되고 멋지게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가~좀 노골적으로 말하면 참 재밌게 썸타는구나..라는 인상이 강했어요. 하지만 차마 토론 첫머리부터 난 이 책으로부터 세련되게 썸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기는 제 고지식한(?) 성향상 너무 가벼운 감이 없지 않나 싶어 첫머리에서는 두번째로 강하게 느꼈던 상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순수와 위악의 경계가 모호함을 메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잘 드러냈다고요. 토론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한 멤버가 자신도 그들의 세련되게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전 계속 감히 고전인 이 순수한 작품을 그렇듯 가볍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 2017. 8. 13.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들에 대해~ 이번 책 의 후기를 쓰며 다소 사심이 들어간 글이 될 것이라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어느 책수다 때보다 맴버들의 성향이 잘 보였기 때문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난 더더욱 멤버들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토론의 시작은 원구 오빠의 매력적인 '발제 방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4명의 등장인물에 대해 각각 한명씩 올려놓고 단상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거~은근히 재미있었다. 가볍게 말을 내뱉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무겁기도 한 여러 단상들이 오고갔다. 1. 테레자 편뭣도 모르고 내가 처음 뽑은 등장인물 테레자...그녀의 연인 토마시의 바람기를 알아채면서도 모른척 해주면서도 옆에 끝까지 있어주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나의 모습이 많이 겹쳐보여서 그만.. 2017. 7. 23.
이제 맘 속으로 울지 말아요. <새의 선물>을 읽고 슬픈 일이 있으면 울어대고 좋은 일이 있으면 있는 힘껏 웃어제끼고 살아간다면 조금은 삶이 만만해 질까...은희경 작가의 입봉작인 을 읽고서 처음 느낀 단상은 주인공인 아이 진희는 참 삶을 복잡하게 사는 구나~였다. 읍내에서 미친년(?) 하나를 보고 그녀를 뜷어지라 쳐다보는 진희를 그녀의 할머니는 질질 끌다시피 데려오는데 이는 이유가 있다. 진희 엄마가 과거 정신병력으로 힘들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슴 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 엄마를 회상시키는 그녀를 붙잡고 엉엉 울었으면 차라리 나으려만 진희는 남에게 굴복당하지 않으려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터득한 터라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서 있을 뿐이다. 어린애 답지 않은 감정의 평정심 이면에 조금만 건드리면 주저앉을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진희에게 본다. 감.. 2017. 7. 3.
<위화의 인생 후기> 가끔은 숨도 좀 고르고...그렇게 살자 이상하게도 이번 책 은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한 챕터를 넘기기가 힘들었다. 앞부분에서부터 상념들이 덮쳐와서 그것들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다음 페이지를 펼 수 없어서였다. 나를 오래토록 잡아 끈 건 화자가 자신의 직업을 담담히 묘사한 부분이었는데 화자는 스스로 지칭하기를 '한가하게 '놀고 먹기 좋은 직업'을 가졌는데 촌에 가서 민요를 수집하는 일임을 언급했다. 근데 내가 봤을 때 다음 구절을 보면 화자는 농민들의 삶도 함께 길어올리는 일을 하는 듯하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일은 저녁 무렵 농민들의 집 앞에 앉아 그들이 우물물을 길어 땅바닥에 뿌리며 풀풀 날리는 먼지를 잠재우는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남들보다 예민한 데다 상념 또한 많았던 나로서는 예전 같아서는 화자의 모습이 말 그대로 노.. 2017.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