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리뷰

명랑한 은둔자로 사는 법

고고와 디디 2021. 9. 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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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를 읽다보면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향을 잘 그려낸다는 생각인 든다.

출판사에서 3년 그리고 강사로 직업을 바꾸면서 내가 얻게 된 것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과

사유할 시간을 몇 배나 더 얻었다는 점, 거기에다 홀로 있음에 익숙해지면서  

<명랑한 은둔자>에서 캐럴라인이 말하듯

변덕을 누릴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데서 오는 해방감이다.

 

가령 이런 것이다.

예전에 에디터로 일했을 때는 야근은 물론이거니와 토, 일까지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마감을 칠 때는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때도 있었는데

그리고 나의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편집하는 게 이래저래

흥미롭지 않았다. 오히려 책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그림 레이아웃을 잡아주는 일에

더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학습지 부록을 만드는 것에 열을 올렸다. 왜냐하면 그건 오롯이 나의 창작물이었기에..

책보다 부록에 힘을 쏟는 에디터는 나밖에 없었다.

 

지금은 수업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글을 쓰고 싶거나 녹음하거나 영상편집을 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그 일에 임할 수 있다는 거.

거기에다... 사유를 무한정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다.

덕분에 원없이 책을 읽고 드라마,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사유를 글로 흐트러놓는 것까지

맘껏 할 수 있었다.

 

수업을 안 하는 날이면

하루일과가 참 싱그럽다.

 

아침에 일어나 그릭요거트에 그래놀라를 넣어 먹고

폴바셋 원두에 커피 한잔 마시는 기쁨을 누린다.

 

그리고 신간 소설 몇 개를 번갈아가며 읽어가며

컨텐츠 컨셉을 잡고

 

인기 많은 영어 수업을 유투브로 눈팅하며 그 기법을 음미한다.

현재로서는 영화n영어 칼럼을 연재중이지만

영상으로도 영어 컨텐츠를 만들려고 기획 중이다.

 

2시쯤이면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오는 길에 당도 높고 저렴한 과일을 사가지고 오는 길에

비치는 햇빛에 잠시 행복을 느낀다.

 

<명랑한 은둔자>에서 등장하는 문장 하나하나를 허투루 읽을 수 없는 이유는

지금 2021년 이 시점에 내가 듣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