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은 사유를 통해 자신을 조련할 수도 고문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서 한 권뿐이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박상호의 고뇌가 차지하는 부분은 꽤 오랜 시간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놓는다. '부풀려진 이미지를 지우고 진실을 쓰고 싶은' 독재자 리아민과 다시금 베스트셀러로서의 작가로 돌아가고 싶은 박상호의 잔뜩 부풀어오른 욕망의 대치는 박상호의 번민에 몰입하게 만든다. 시작은 전기 의뢰와 그것을 수락한 작가 박상호의 이야기였지만 리아민의 전기를 완성하기까지 오랜 호흡이 필요했던 것은 박상호가 많은 지면에 그의 사유로 범벅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독재자 리아민과 그의 부인 최세희와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이 말한 에피소드 중에 윤리적으로 비난받지 않을 이야기를 취사선택해서 써내려가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