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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붕대감기 2

소설 ‘붕대감기’ 리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달라졌을 뿐인데 변화를 대뜸 눈치챈 친구

소설 를 읽다가 가장 놀랐던 대목은 SNS에 올린 글로 인물들의 심경변화를 묘사한 부분이다. 이게 찐 소설이지.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천재적인 작가의 문체이다. 남다른 관찰력과 그것을 표현해낼 줄 아는 문체, 두 개를 동시에 가진 작가를 찾기란 쉽지 않은 데 말이다. 세연이 달라진 것은 3년쯤 전부터였다. 세연이 갑자기 계정을 닫았다. 몇주 후 다시 계장을 연 세연은 더 이상 일상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공유하는 글들의 성격이 달라졌고, 자주 댓글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달라지더니 쓰는 글들의 결도 달라졌다. 대단히 건조한 어조로 자신이 기획하고 있는 책과 출판사에서 앞으로 나올 책들의 소식을 전하거나 여성주의 관련 글들을 공유하거나 이슈들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거나 하고 싶은 지금 당장 하고 싶지만 할 수 ..

Review/책 리뷰 2020.06.10

소설 ‘붕대감기’ 세 번째 리뷰, 힘든 상황 속 사람을 위로하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세상 모든 것에서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거나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배려해서(?) 근황을 묻지 않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명이라도 나에게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기를 바란다. 속 은정도 아이가 이유모를 병으로 의식을 잃고 있을 때 “서균이는 잘 있나요?”라고 물어봐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아이 친구인 율아가 그것을 물어봐주었다. 율아 엄마는 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은정에게 근황을 물어보기를 바라지 않았다. 서균이 엄마가 상처를 받을 까봐서다. …아이는 아직 모른다. 달착지근한 마카롱 몇 개나 갑작스럽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 같은 것으로는 괜찮아지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 아주 많다는 것을.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이 점점 더 겁나는 모험처럼 느..

Review/책 리뷰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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