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라면 질색하는 아이가 빵집의 단골이라니 독자인 내가 모르는 한 조각의 퍼즐은 무엇일까. 소설이 좋은 것은 바깥 세상에서 늘상 들리는 앞뒤가 안 맞는 사건의 맥락을 필요한 진실로 촘촘이 채워주며 이야기해준다는 점이다. 평소 같으면 세상이 뭐 늘 그렇지. 부조리한 게 세상인걸. 하고 무심히 지나갈 일도 한번쯤 되샘기질하게 한다. 소설 에서는 언젠가 한번쯤 접해본 실제 사건을 가져오면서도 보이는 것 외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동시에 재구성해 보여준다. 그 과정 속에서 빵이라면 싫어하던 아이가 왜 늘 빵집에 들러 저녁 요기거리를 사가는지 그리고 그 속에 스며 있는 슬픔의 냄새까지도 끄집어 묘사해준다. 퍼즐 한 조각은 새엄마가 자기 식구만을 같은 공간에 들이려는 욕심 때문에 아이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공간인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