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리뷰

소설 <82년생의 김지영>을 SF 소설로 변주한다면?, 김초엽 작가, 관내분실

고고와 디디 2021. 2. 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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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실종되었다.

그러니까, 죽어서야 실종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생전에도 지민은 엄마가 실종되리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엄마는 너무 찾기 쉬운 사람이었다. (p.222-223)

 

 

죽어서야 실종되는 사람이라,, 이 모순은 김초엽 작가의 소설 <관내분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이 모순을 독특한 작법으로 하나하나 차분히 설명하고 있죠.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평소 사이가 안 좋던 엄마를 잃고 난 후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한 후 엄마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인데

이 간단한 줄거리에 죽은 엄마의 생전 삶을 그대로 복제한 듯한 마인드를 얹었습니다. 마인드는 고인들의 기억과 행동패턴을 마인드 업로딩을 통해서 저장해서 한 사람의 일생을 모두 담은 정보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인드는 도서관에 보관되고 책을 찾듯이 찾을 수 있어요.

 

가족이 죽으면 보고 싶어도 그들을 볼 수 없고 축하할 일이 있어도 함께 없기에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이런 심정을 겨냥해 만들어진 죽은 사람의 자아, 정체성을 똑같이 재현해 낸 프로그램 '마인드'는 산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민은 엄마가 죽은 후 한 번도 마인드를 찾으러 오지 않았죠. 3년이 지나서 지금에야 아이를 가진 이 시기가 되어서야

엄마를 찾게 된 거죠. 그것도 자신도 곧 엄마가 될 것이라서 기분이 심란해서 찾아오게 된겁니다.

 

 

그런데 엄마가 실종이랍니다.

 

 

도서관 측에서는 소멸이 아니라 실종이니 위안을 받을 거라 하네요. 사람의 사망과 실종이 다른 것처럼 도서관 데이터베이스 어디인가에 분명히 엄마는 존재할 거라고 말해주면서요. 마인드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한 여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기르면서 자기자신을 잃게 되는 상실감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요.

 

만약 어릴적 사이가 안 좋은 엄마가 왜 그렇게 자신에게 집착하고 우울증을 달고 살았는지 알게 된다면 지민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일주일에 한번 유투브에 소설 한권 리뷰하고 있어요.관심있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youtu.be/wF1rzF2Q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