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Review/방송, 유투브 리뷰 181

영화 <튤리>가 그린 이 시대의 엄마

*주의!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독박육아를 하는 아내, 계획밖의 셋째 임신, 독특한 아이를 둔 엄마, 이 모든 것이 마를로(샤를리즈 테론)를 묘사한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이상의 문제를 떠안을 때가 있다. 2018년에 개봉된 영화 는 이 세상에서 가정을 지켜내기 위해 안팎으로 하루하루 전쟁터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엄마, 아내에게 주는 위로다. ▲영화 포스터ⓒ 리틀빅픽처스 드루는 바쁜 직장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아이들을 챙기고 남은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평범한 남편이다. 평범함이라는 것도 이 시대에 남편에게 통용되는 기본이라는 것이지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영화 에서는 남편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것들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시대가 놓아준 진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들

▲영화 포스터ⓒ 인디스토리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는 시대적 비극을 무겁지 않게 전달하기 위해 미스터리, 추리 장르를 결합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한국전쟁까지 그 안에서 희생된 독립 운동가들과 독립 후에 친일파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영화 초반에는 1953년, 시인 백두환의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찾아내기 위해 '오리엔타르 다방'에 잠입해 수사하는 사건 수사관 김기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후 드러나는 진실은 그 이상의 것을 말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몇 가지 장치 덕분이다. 우선, 이야기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장르를 달리해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전반부에는 추리 장르가 부각된다. 시인 백두환을 죽인 용..

도심 한복판 싱크홀 현상... 어이없게도 일자리가 늘어났다

▲영화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 CGV 아트하우스 영화 는 병원을 단숨에 어수선하게 만든 19금 엑스레이, 도심에 갑자기 등장한 싱크홀, 그리고 지구의 위험을 알려주는 '메기'에 대해 다룬다.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믿음'에 대해 다각도로 다루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한다. 이야기는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누군가 민망한 장면을 몰래 불법촬영 하면서, 남겨진 엑스레이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된다. 당황한 병원 속 직원들은 연이어 결근한다. 간호사 윤영(이주영 분)도 소문의 주인공이 자신과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해 병원에 다시 출근하기를 두려워 한다. 부원장 경진(문소리 분)은 이 낌새를 알아채 윤영에게 퇴사를 종용하지만 윤영은 다시금 출근을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출근..

안면기형증 앓는 소년. 그가 진정한 친구를 사귄 방식은

영화 포스터 ⓒ CGV 아트하우스 2017년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는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난 10살인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가 홈스쿨링에서 벗어나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학교에 다니면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다루고 있다. 27번의 성형수술을 하면서 견뎌내는 법을 배운 '어기'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무서워하는 모습에는 적응하기가 힘들다. 이런 그에게 다가온 같은 반 친구 잭 윌(노아 주프)에게 어기가 마음을 쉽게 내어준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안면기형증을 앓고 있는 ‘어기’의 아픔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기의 주변 인물들의 아픔과 결핍에 대해서 심도 깊게 다룬다. 헬멧을 쓴 아이가 서 있는 포스터 한 장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

9.11 테러 이후 발생한 또 다른 비극 "난 테러리스트 아냐"

▲영화 포스터ⓒ 필라멘트 픽쳐스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한 남자가 혼자 중얼거리며 손에 한 가득인 돌을 만지작거리며 불안정하게 몸을 움직인다. 사람들의 신고로 따로 방에 끌려들어가 물건을 검문 당하는데 위기에 벗어났다 싶으니 이 남자는 워싱턴 D.C에 왜 가는지 묻자 '내 이름은 칸,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라고 말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야 한다고 거듭해서 말을 한다.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종교 간의 갈등으로 9.11 테러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죽은 비극에 대해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2011년, 카란 조하르가 연출한 인도 영화 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의 눈으로 본, 이슬람 교..

'그것' 없애려 뭉친 루저클럽, 왜 물건을 모았을까

* 주의! 이 글에는 의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2019년 작 영화 는 루저가 믿음을 가지면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원작자 스티븐 킹의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번 영화에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 은 27년 전, 마을 '데리'에 빨간 풍선을 든 삐에르의 모습으로 나타나 어린아이들을 공포로 얼게 한 후 잡아 먹던 '그것' 페니와이즈에 맞섰던 '루저클럽'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는 27년마다 나타나는 '그것' 페니와이즈를 소탕하고자 이제는 어른이 된 '루저클럽'의 친구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뭉쳐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을 하기 위해 마을 '데리'로 돌아오는 것에서 시작된다. ▲영화 포스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전작 에서 열연..

부모를 고소하지 않았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끔찍한' 비극

2019년에 개봉한 영화 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난민 위기를 겪고 있는 실제 상황을 체감하기에 제격인 영화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라는 난민 어린이 자인의 외침은 이후 법정에서 세상에 대한 비판으로 확장된다. 부모는 건사할 대책도 없이 아이를 계속 낳고, 난민 어린이들은 길거리로 내몰리지만 사람들은 무관심 하다. 레바논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12살 소년 자인은 출생 기록조차 없다. 그는 부모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도 외면 받는 상황에서 부모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잘 짜여진 극 안에서 비전문 배우들은 자연스러운 호연을 펼친다. 이 영화는 칸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약 15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어 안탈리아 국제 필름 페스티벌 BEST ACT..

연인과 헤어진 뒤 게임으로 부자된 남자,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영화 포스터ⓒ 넷플릭스 영화 는 친구에서 시작해 연인으로 발전한 '린젠칭'(정백연)과 '팡샤오샤오'(주동우)의 사랑을 그린다. 과거 베이징에서 열렬하게 사랑했던 2008년과 현재 북경행 비행기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2018년을 교차편집해 보여주면서 그들의 사랑이 해피엔딩이 아님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게임은 중요한 소재다.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젠칭이 샤오샤오와 함께 하기 위해 꿈을 포기한 채 관련없는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이유를 잘 설명한다. 직장에서 잘리고 월세집에서도 내쫓기는 상황 속에 게임만 하는 모습에 질려 그에게서 샤오샤오가 도망가는 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망친 샤오샤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젠칭은 기를 쓰고 게임을 만든다. 그리고 그는 꽤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된다. 게임 시나..

휴대폰이 없었던 그때... 우리의 연애는 더 낭만적이었다

▲영화 포스터ⓒ CGV 아트하우스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나로서는 이게 없던 시절에 어떻게 지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기다림의 즐거움과 느림의 미학이 있었던 과거 그 시절로 돌려보낸 것은 영화 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영화 이야기의 배경이 1994년 가수 유열이 DJ를 처음 진행한 날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되는 시절이었다. 이외에도 몇 가지 설정 때문에 영화 은 다른 영화와 결을 달리 할 수 있었다. 영화 줄거리는 간단하다.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는 빵집에 붙여 있던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을 한 현우(정해인)와 하루하루를 공유하게 되면서 설레는 감정을 가진 찰나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는 바람에 연..

감자껍질로 만든 파이, 80년 전 영국인들 왜 이걸 먹었을까

소설가는 어떻게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영감으로 썼다는 구태의연한 이야기보다 실제 책 한 권이 탄생되기까지 과정을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 는 이같은 의문점을 풀어주기에 제 격이다. 작가가 소재를 어떻게 얻는지,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동력은 어디서 오는지, 소설가로서의 애환은 어떤 것인지. 이 영화에는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다. 영화의 배경은 1946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영국이다. 영화는 인기 작가 줄리엣 애쉬튼(릴리 제임스)이 건지 섬에 있는 농부인 도시 애덤스(미힐 하위스만)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줄리엣이 예전에 헌책방에 팔아넘긴 책 을 건지 섬에 있는 도시 애덤스가 읽게 되면서, 두 사람은 이어지게 됐다. 편지를 주고받던 중 줄리엣은 '건지 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