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리뷰

[독서 후기] 원없이 깔깔거리며 웃어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후기

고고와 디디 2017. 4. 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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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 번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게 2년 정도 되었는데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내 자신의 묘한 습성을 알아차리며 참 신기하다 생각했습니다. 나 혼자는 아마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모습을 참 다행히도 발견하게 되어서 그런 것일듯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집안이 망한 후 빚을 갚지 못해 몰래 야반도주를 하는 부모님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실망한 아들의 속내를 들려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밑바닥으로 떨어진 순간 아버지가 보여주는 찌질함에 아들은 안에 있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겼다는 속내를 드러내죠. 그 속내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정의가 겹쳐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난 썩 괜찮은 가족을 만들어왔구나. 끈이 끊어지는 순간조차 우리 가족은 서로를 위로를 해주며 잘 버텨왔구나. 이게 쉬운 게 아니었구나. 우쭐대거나 자랑하고자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런 버텨냄에서 오는 안정감을 맛볼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는 있었구나.라는 생각들이 들면서 문득 내가 절망스런 순간에도 늘 쉽게 다시 흥이 나는 이유조차도 알게 되었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비뚤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분명 나는 나미야 잡화 서점의 기적의 이야기에서 위안을 얻었고 내가 앞으로 무너지지 않고 살게 될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수다하면서 많이도 웃어댔네요.

 

늘 책수다에 올 때면 설레다가 설레는 걸로 끝나곤 했는데 새로 오신 분들 덕분에 제가 왜 이 소설에서 위안을 얻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다가 내가 행복한 이유까지 찾게 되었네요. 그리고 수다회에서는 덤덤했던 부분이 지금 글을 쓰면서는 너무 울컥거려,,잠시 호흡을 정돈했습니다.

 

참 읽으면서도 또 타임슬립이네..많이 까면서 읽었는데..책 수다회에서 참 눈물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라는 의견에도 이 책이 그렇게까지 감동적인가.. 싶었는데 후폭풍이 참 심하네요. 추억이라는 게 기억이라는 게..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아프면서도 동시에 헤헤거릴 수 있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서도..충분히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