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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위로하는 법,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을 읽고,

고고와 디디 2021. 7. 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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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a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b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유의 흐름을 지켜보는 편입니다.

 

요즘 관심사는 인간관계인데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이 내밀한 마음을 보여주면

친해진 것 같아 그게 너무 기뻤었는데요.

 

그래서 한번 카페에 들어가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즐거웠어요, 너무나도

 

하지만 요즈음은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최은영 작가의 소설 <밝은 밤>을 읽다가

한 인물의 속마음을 읽고 나서는 이유가 뭔지 확실해졌습니다.

화자는 이혼한 후 희령을 내려온 후 다음과 같이 자신이 원하는 인간관계 형태를 말하고 있어요.

 

내려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희령에서 아주 오랜 시간을 산 기분이 들었다.

희령은 조용한 곳이었다.

서울에서 살던 내게 희령의 조용함은 가끔 두렵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의 나는 사람이 싫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간절히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서울에서처럼 친구와 한참 이야기하고 싶기도 했고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좋겠다는 욕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깝고 끈끈해서 속까지 다 보여주고 서로에게 치대는 사이가 아니었으면 했다.

나에게 결혼은 그런 것이었지만 더이상 그런 관계가 가능하리라는 믿음이 들지 않았다. 14-15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신의 상처나 아픔을 쓰레기통에 던져대듯이

저에게 쏟아부으면서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외로운 상황이 왔던 겁니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물어보고 싶고, 왜 마음이 아팠는지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사람들은 자기 아픔을 말하기도 바빠 여유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말하는 순간 자체가 힐링이 되었으면,,, 자신이 혼자 해결해 할 감정정리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리워졌어요.

 

화자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가까운 사람의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후벼팔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가장 친하던 엄마가 바람을 펴서 이혼을 하게 할 수밖에 없게 한 전남편의 상처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경악하면서도

상처를 받는 마음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딸이 이렇게 아프다고 외쳐대고 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원인 제공자이자 타인인 전남편에게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까요

화자가 왜 사람들에게 더이상 마음을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지 알 수 있어요.

마음을 준 만큼 받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오히려 뒷통수를 치는 이런 상황이 현실에서는 비일비재하니까요.

 

그런데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니

화자가 그녀의 엄마에게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말하는 걸 정정해야 될 것 같아요.

다음 대목 때문이에요.

p.278-279

 

일주일에 한번 오디오클립에 책 한권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있어요,

관심있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442/clips/48

 

내가 나를 위로하는 법, 최은영 작가, 밝은 밤 (by 디디의 생각)

내가 나를 위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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