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347 아감벤 장치란 무엇인가 아감벤은 수년 전 순식간에 나의 인생을 땅바닥으로 곤두박칠할 뻔한 그 시간, 그 장소로 나를 데려갔다....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좀 나아졌을까?,,,를 수십번도 더 상상했던 그 나날들...아감벤은 장치를 이야기하는데 이건 기술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언어, 제도, 미디어 등 인간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다 포함한다.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그 중 회사가 사람들의 최대치를 뽑아내려고 고안한 룰에 대한 것이다.과거 사회생활을 할 때 난 야근을 해야 하고 시키는 일은 군말없이 해내야 되고,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좋은 것은 좋은거라고 넘어갈 수 있는,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룰에 대해 지독히도 숨막혀했다.부끄럽게도 그당시 난 그 룰에 반항하여 큰 틀을 바꾸고자 하던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룰이라는.. 2016. 6. 18. 추리 소설에 머물기보다 장르를 달리하여 심리 소설로 발전한 미나토 가나에 <고백> 이야기는 교사인 유코가 자신의 딸 마나미를 죽인 범인을 알고 있으면서 법에 처벌을 맡기지 않고 사적으로 복수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서서히 드러나는 범인들이 왜 마나미를 죽였는가에 관련해서 비뚤어진 그들의 가정사를 보여준다. 이게 가능한 것은 작가가 각기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사건을 서술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범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으며 그걸 펼쳐보여 주며 나에게 청소년 시절 겪던 성장통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피해자인 교사의 속내보다는 청소년인 범인 둘에 대한 속사정을 이야기하는 데 주력한다. 이는 사실 고도로 계산되었다. 독자들은 피해자인 교사 만큼 범인들에게도 안타까운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작법을 보며 느낀 바가 많다. 현실의 나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2016. 5. 8. 박준 시집 리뷰 비도 오고 누구 말마따나 엉덩이 들썩들썩대고 마냥 사람들과 속닥거리고 싶은 날..시집 발제 끝나고 나서도 내내 집에 가기가 싫은 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발제의 여운 덕분이었죠. 아련하고... 애틋하고 ....저절로 겸손해지는.... 느낌을 주는 박준 시인의 화법 때문이죠. 유난히 나의 시선을 끈 건 시 이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영원하지 않은, 그것도 과거형으로 점철되어 있는 이 시는 말 그대로 끝남을 전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라고 말을 꺼내는 미인의 말을 화자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라고 싱거운 말로 받아냅니다.가장 로맨틱할 수 있었던 순간을 참 벙찌게 만들죠. 근데 이런 화자의 담담함이 전 왜이리 아련할까요? 정작 화자는 절벽으로 뒷걸음치는 미인의 손을.. 2016. 4. 16. 자기 앞의 생_집착 쩌는 나의 모습으로.. 집착은 태어날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나의 인생을 지배했다. 중고등시절에는 단짝에 집착을 했고, 대학교 때는 어머니의 관심에 집착을 했다. 그 과정에서 집착하는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점잖치 못하며 원시적이었는지 늘 그 느낌에 난 괴로워했다. 결국 이후에 남은 건 누군가에게 집착하지 말자..라는 다짐뿐이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와 심하게 집착을 하면 거리를 두고, 나의 행동에 불만을 가져 비난을 하면 그 자리를 피하고 그렇게 살아오면서 참 시끄럽지 않아서 좋구나..라고 최근까지 생각해왔다. 그러다.. 에서 로자 아주머니가 모모와 투닥거릴망정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조금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워보이는 원시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걸 보고 저사람은 살아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6. 4. 3. 정의를 부탁해 책 후기 시사에 관심이 없는 내가 자주 보는 장르가 같이 사회 면면에서 발견되는 부조리함을 들춰내는 것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제 도서 는 나의 입맛에 꼭 맞는 책이었다. 너무 깊게 파고들지도, 너무 어둡지 않은 농도로 오늘날 굵직한 사건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전해주는 책이었기에. 이게 가능했던 건 문학적인 장치로 사건의 색깔을 한껏 회색빛으로 덧칠해 전달했기 때문이다. 누구는 이런 색채없음에 기사같지 않다고 이야기도 했지만(어느 정도 공감한다) 까기만 하기에는 아까운 책이기에 또 이렇게 이 책에 대해 좋은 점을 떠들고 있다. 2016. 3. 20. 이전 1 ··· 66 67 68 69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