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리뷰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고고와 디디 2017. 7. 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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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번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후기를 쓰며 다소 사심이 들어간 글이 될 것이라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어느 책수다 때보다 맴버들의 성향이 잘 보였기 때문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난 더더욱 멤버들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토론의 시작은 원구 오빠의 매력적인 '발제 방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4명의 등장인물에 대해 각각 한명씩 올려놓고 단상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거~은근히 재미있었다가볍게 말을 내뱉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무겁기도 한 여러 단상들이 오고갔다.

 


1. 테레자 편

뭣도 모르고 내가 처음 뽑은 등장인물 테레자...그녀의 연인 토마시의 바람기를 알아채면서도 모른척 해주면서도 옆에 끝까지 있어주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나의 모습이 많이 겹쳐보여서 그만큼 안쓰럽고 가슴 아픈 인물이었다이야기하면서 얼마나 내 과거 연애방식이 답답하였는지 우유부단했는지 주마등처럼 오고 간 순간을 맛보기도 했는데 이제 좀 보살펴주고 싶고 바꿔주고 싶은 나의 아집을 버릴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다이러한 테레자와 그녀를 바람기로 평생 힘들게 한 토마시와의 관계를 한 멤버는 작가가 '참 짖궃다'라고 말한다지고지순한 테레사와 바람끼 다분한 토마시처럼 반대의 성향인 사람끼리 매칭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모습에 대한 평가다철학적인 담론으로 세계를 만들고 이야기를 그 속에 펼쳐놓아 (약간은 인위적이어서) 순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꺼려질 수 있다는 일침을 가하기도 한 이 멤버는 내 나이를 물어보고 수줍게 자신이 산 옷을 보여주며 우리 나이가 같다(좋다.)라고 말을 건네주어서 한순간 설레게 했던 멤버.



 

2. 사비나 편

사비나는 내가 제일 관심없었던 등장인물이었기에 단상이 오고 가는 중에 조용히 있었다좋아하는 것은 광적으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내 성격을 마주보면서 참 나답다 싶었다.

한 멤버는 그렇게 남자를 갈아치우며 책임감을 기를 쓰고 벗어던지려는 그녀가 어느 순간 테레사와 토마시가 붙어서 사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행동에 '무의미'를 느낀 게 아니겠느냐~라는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었다.

솔직하고 차분한 말투에 조곤조곤 말하기에 내가 닯고 싶은 부분은 많이 가진 어떤 멤버는 사비나는 우리가 얼마나 결혼도덕 등 관습 등에 얽매여 사는 가를 대비해서 잘 보여준다고 말해주었다역시나 사람에 관해서도 좋아하는 사람은 또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이지만 다행히 그 멤버도 나를 좋아해줘서 참 토론내내 즐거웠다.

 
 
3. 토마시 편
토마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에로틱한 우정'인데 감정을 빼고 여자를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한손에는 사랑하는 여자 테레자를 꽉 쥐고 있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여러 여자를 갈아치우며 가장 다이내믹하게 사는 인물. 보면서 인생 지루할 틈 없이 살겠구나~라고 말을 내뱉으면서도 무거운 성향인 나로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삶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의 삶의 방식에 솔깃하면서도 이내 생각이 많은 나로서는 저렇게 살다가는 내 무거움에 금세 질식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옆에 꼭 붙어서 이야기를 듣고 싶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를 지닌 한 멤버는 각 등장인물은 정형화된 인물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각 인물들은 이야기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보인기에 무겁고 가벼운 것이 결국 공존한다~라고 말해 그 멤버의 말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듣다가 '뒷골을 탁!하고 때리게' 만든다. 간간히 그 멤버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흘리듯 들으면서 사람을 몰고 다니는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감히 말하지만 그는 인생 내내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라도 그와 몇분만 이야기하면 옆에 붙여놓고 싶어질 테니깐. 한편으로는 부러우면서도 타고난 매력이라 감히 닮고 싶다고도 말할 수가 없네. 이제 책이 좋아서 책수다를 나가는 건지 그 멤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나가는 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덧붙여)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M이 합류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귀엽고 솔직하고 톡톡 튀는 그녀를 보며 참 가슴이 뻥 뚫린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무겁게 오랫동안 뭔가에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툭 건드려서 깔끔한 해법을 다정하게 건네줄 것만 같은 M이다.
새로 오신 E님은 거침없는 화법에 토론내내 참 많이도 웃었네.. 다음 책을 뭘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기대된다. 이러다 책보다 사람보고 싶어서 책수다를 가게 될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오늘 하이라이트는 우린 영어모임에서도 같이 (영어로) 이야기했다는 점. 원구 오빠랑 민주랑 여진언니랑 함께해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준비해놓은 답을 말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관련 질문을 곁가지 쳐 이야기를 끌어내는 원구 오빠 보면 저 매력의 끝은 어딜까,,생각해보게 한다. 영어를 꽤 잘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