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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리뷰142

윤이형 작가의 <붕대감기> 리뷰, 소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고민에 빠진 헤어디자이너의 이야기 헤어 디자이너로서는 손님이 신경쓰이는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소설 에서도 해미의 이런 직업성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해미의 성향을 그녀의 사유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소설 초반부터 이번 소설은 필사가 많을 거라는 나의 예감은 적중했다. 패션지 대신 소설을 읽는 손님을 위해 해미는 소설 을 추천했드랬다. 이후 손님이 안 오자 왜 안 오는 지 궁예를 하는 대목에서는 해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이 책도 분명히 좋아할 거야. 생각하고 제법 큰 용기를 내서 선물한 건데 역시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책이 그렇게 무시당할 만한 책인가? 그렇지 않았다. 절대로. 할레드 호세이니는 그런 대접을 받아도 좋은 작가는 아니지 않은가. 신간이 아니고 스테디셀러라서 싫었을까.. 2020. 6. 9.
[리뷰] 롭 무어의 <레버리지>, 타인의 재능으로 돈벌기 읽으면서 무릎을 딱 친 부분이 있다. 연봉 1억 7,000만원을 버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이야기인데 알고보니 이 직원은 근무시간에 (일은 안하고) 이베이나 페이스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일 년에 1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을까? 그는 아웃소싱업체에 1년 동안 3,500만원을 지불하고 일을 손쉽게 처리한 것이다. 당시 그는 해고되었지만 지금이라면 오히려 그를 승진시켜 그에게 아웃소싱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워서 다른 분야에 적용했을 거라는 저자의 말에 격렬히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스마스 스토어' 사업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모두 다 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지 2달도 안되었지만 너무나도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사무실이 있지 않아도 플랫.. 2020. 5. 18.
[리뷰]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빵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매일 빵집을 들린다? 빵이라면 질색하는 아이가 빵집의 단골이라니 독자인 내가 모르는 한 조각의 퍼즐은 무엇일까. 소설이 좋은 것은 바깥 세상에서 늘상 들리는 앞뒤가 안 맞는 사건의 맥락을 필요한 진실로 촘촘이 채워주며 이야기해준다는 점이다. 평소 같으면 세상이 뭐 늘 그렇지. 부조리한 게 세상인걸. 하고 무심히 지나갈 일도 한번쯤 되샘기질하게 한다. 소설 에서는 언젠가 한번쯤 접해본 실제 사건을 가져오면서도 보이는 것 외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동시에 재구성해 보여준다. 그 과정 속에서 빵이라면 싫어하던 아이가 왜 늘 빵집에 들러 저녁 요기거리를 사가는지 그리고 그 속에 스며 있는 슬픔의 냄새까지도 끄집어 묘사해준다. 퍼즐 한 조각은 새엄마가 자기 식구만을 같은 공간에 들이려는 욕심 때문에 아이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공간인 아.. 2020. 3. 27.
[리뷰] 펭수의 시대, 트렌드를 읽으려면 펭수에 주목하기 각 분야의 트렌드에 관심을 갖게 된 요즈음 더 많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의견을 전해듣는 데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왜 '90년생이 온다'이라는 책이 이슈화가 되는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나올 수 있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20-30대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펭수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신간 '펭수의 시대'에서는 펭수를 읽으면 이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를 알 수 있다고 나를 꼬드긴다.이 책은 이미 유투브 '자이언트 펭TV'에 공개되었던 펭수의 활약이 담긴 에피소드를 하나도 빠짐없이 시청한 나같은 광팬에게는 왜 팬이 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답을, 아직 펭수에 입문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인형 탈을 쓴 펭수 따위가 아닌 펭수가 가진 매력과 20-30대가 원하.. 2020. 3. 19.
[리뷰] 소설 아몬드,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우다 소설 표지ⓒ 창비 소설 의 이야기 구성을 보면 흥미롭다. 화자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소위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는 아이로 설정되어 있다. 초반에는 화자에게 닥친 끔찍한 사건을 둘러싸고 이후 화자의 행보를 적어가는 듯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편견 없이 보여준다. 화자인 '나'는 감정을 못 느낀다. 소위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는 아이로 설정되어 있다. 화자인 ‘나’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지 않기 위해 어릴적 엄마는 그에게 메뉴얼을 줘서 각 상황에 맞는 답을 암기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메뉴얼로는 '나'에게 닥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 엄마, 할머니와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간 날 일어난 비극도 막지 못한다. 그저 행복하게 웃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부적응자인 남자는 엄마와 할머니..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