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작법 정리

[리뷰] 작가가 결함 있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이유, 이야기의 탄생, 윌 스토, 소설 창작

고고와 디디 2020. 8. 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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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작가지망생이라면 궁금해할 법한 이야기이지요.

책 <이야기의 탄생>을 읽어내려가면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이에요. 

 

저자는 작가들이 인물들을 빚어내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 결함 있는 인물을 만들어라.

 

이야기가 시작될 때 결함이 구체적으로 정의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세계에 관해 갖는 오류를 보면서 우리는 그에게 공감하고,

 

오류의 원인에 대한 암시나 단서가 나오는 동안

주인공의 약점에 흥미를 느끼며

그가 벌이는 싸움에 감정적으로 몰입한다.  (p.89)

 


 

예전에는 

좋았다가 싫었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감정이 변하는 저를 숨기기에 바빴어요.

 

뭔가 무게감이 없어보여서였을 겁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할 때 이는 피크에 달하게 되죠.

 

이놈의 감정 때문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에 대한 지적도 너무 가슴을 후벼파고

그런 지적에 도무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제가 밉고 그랬습니다.

 

그런 제가 위안을 받기 시작한 것은

소설책을 읽으면서였습니다.

 

나처럼 감정적인 사람도 많고

오히려 그런 부족한 면을 가진 인물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

작가가 이유를 찬찬히 보여주면서

인물이 이해되면서

오히려 감정선의 폭이 넓은 저를 좋아하게 되었죠.

 

아이러니하게도  복잡한 저였기에

많은 인물들이 이해가 잘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야기와 현실에서 만나는 인간은 이처럼 불완전한 존재다.

하지만 현실의 삶과 달리 이야기에서는 그 인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를 이해할 수 있다.

남들이 하는 행동의 '이유'를 아는 것만큼 매력적인 경험도 드물다. (p.96)

 

 

■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기 위한 설정은 이렇게 하라.

 

사람들이 사는 환경에 단서를 흘려라.

조헬러의 소설 <스캔들에 대한 노트>를 보면

집 안에 깔끔하고 모든 물건이 가지런히 정렬되어야만

되는 여자 바브라가 나옵니다.

 

그녀는 자신과 반대의 성향을 지닌 쉬바의 집에 놀러갔을 때

쉬바 집에서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아이들 속옷'과 '고약한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아프리카에서 왔을 법한 원시적인 나무 악기'를 발견하고 기겁을 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러면 바브라의 집은 어떨까요.

작가는 그녀의 집 안의 분위기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데 다음과 같아요.

 

소파 위의 작은 쿠션 다섯 개는 일부러 흐트러뜨리지 않는 한

불룩하게 부풀려지고 경쾌한 각도로 잡힌 그대로 몇 달이고 놓여 있다.

식탁 위 소금 용기는 날마다 똑같이 맹렬한 기세로 줄어든다.

 

저자는 이러한 묘사가 소설가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가령 기자들이 인터뷰이의 집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은 이유도

그들의 집 안에 가면 그들에 대한 단서가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 영웅 만들기 서사를 집어넣어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결단력 있고 용감한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끼기를 원하죠.

 

'이를 위해 우리의 뇌는 과거를 교묘히 조작한다.
우리가 기억하기로 선택한 내용을 쓰고 그것을 우리의 뇌가 들려주고 싶어하는
영웅적인 이야기에 맞게 왜곡하고 변형한다.'

 

대학교 때 한번은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너를 잘 모른다고.'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지는 않았지만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별로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저는 영웅심에 사로잡혀서

누구보다도 도덕적이고 멋지다는 생각에 몰입해 있었어요.

그런 사람이고 싶었고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때 그 말을 듣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그리 멋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더 어릴 적에는 피구왕 통키를 보고

정의를 실현하는 통키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가졌고요.

 

지금은 펑범한 사람으로라도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때는 정말이지 영웅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영웅이 되는 소설 속 주인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저자는 이러한 영웅이 되고자 하는 심리가 잘못 작동되는 케이스를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에서 악연이 에이미를 통해 보여줍니다.

병리적으로 높은 자존감에서 동기를 얻어 남편에게 자기를 살해한 누명을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거죠.

 

이러한 이유도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것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킬 까 우려해서에요.

 


 

소설은 인물과 플롯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죠.

저자의 팁으로 종잇장같은 인물이 아니라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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