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도망치듯 북현리로 내려간 해원의 모습이 보이네요. 아직은 부조리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지친 마음이 치유되지 않았어요. 이런 그녀에게는 고향 친구 은섭이 있었어요.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그는 서점에서 독서회를 열곤 했어요. 이날은 새해 첫날 독서회, 해원도 얼떨결에 참여 하게 됩니다. 새해 첫 독서회의 주제는 겨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첫 독서회에서 들은 정호승 시인의 술 한잔은 해원의 고달픈 서울살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정호승, 술한잔- 은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