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서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거나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배려해서(?) 근황을 묻지 않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명이라도 나에게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기를 바란다. 속 은정도 아이가 이유모를 병으로 의식을 잃고 있을 때 “서균이는 잘 있나요?”라고 물어봐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아이 친구인 율아가 그것을 물어봐주었다. 율아 엄마는 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은정에게 근황을 물어보기를 바라지 않았다. 서균이 엄마가 상처를 받을 까봐서다. …아이는 아직 모른다. 달착지근한 마카롱 몇 개나 갑작스럽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 같은 것으로는 괜찮아지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 아주 많다는 것을.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이 점점 더 겁나는 모험처럼 느..